교수협의회의 발전과 학교 민주화를 위하여...


서강대 교수님과 서강 공동체 구성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벌써 여러 날 전, 12월 11일에 교수협의회장으로 선출되고서도 인사가 늦어 죄송합니다.

교수협의회에서 유능하고 덕이 있는 훌륭하신 교수님들이 많이 계신데도 재주 없고 능력 없는 저를 회장으로 선출해 주신 것은 저로서 분에 넘치는 일이라 생각되기에, 그저 송구스러울 뿐이며, 제가 주어진 책무를 어떻게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난감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아는 것도 없고 역랑이 모자랄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집안 사정이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문제가 있어서 마땅히 사양했어야 할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사양하지 못한 것은 부덕의 소치이기는 하지만, 결국 누군가가 맡아야 할 일이기에 제가 이왕에 이 일을 맡게 되었으니 어쩌겠습니까 교수협의회의 발전을 위해, 나아가서는 학교 발전을 위해, 힘이 미치는 한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며, 잘못이 있으면 채찍을 달게 받아야 할 것입니다.

제가 無知하기는 해도『論語』(논어) 구절에 대한 宋代(송대) 성경학자들의 해석 중에 좋아하는 구절이 한두 구절 있습니다.

‘不敢有忘天下之心’(불감유망천하지심)이라고 하여, 성인께서는 ‘감히 천하를 잊는 마음을 두시지 않으셨다’고 한 구절이 그 하나입니다. 천하를 잊는 마음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은, 한시도 세상과 현실을 잊거나 외면하지 않았다는 말이라고 하겠는데, 여기서 우리는 현실이 내 몸과 마음에 편하든 불편하든 언제나 현실에 애착을 가지고 밝은 세상 밝은 사회가 되도록 현실을 바로잡고자 하는 마음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無不可爲之時’(무불가위지시)라고 하여, 성인께서 천하를 보시는 데에는 ‘가히 할 수 없는〔할 만하지 못한〕때가 없으셨다’고 한 구절이 또한 그 하나입니다. 할 수 없는 때가 없고 할 만하지 못한 때가 없었다는 뜻의 이 말에서 우리는, 아무리 어두운 세상이요 어려운 처지라고 하더라도 난관을 극복하여 주어진 현실을 바로잡고 마침내 세상을 밝히고자 하는 뜻을 실현하는 데에는 좋고 나쁜 때를 가리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여 한시도 포기하지 않는 적극적인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윗 구절과 함께 이 구절에 나타난 성현의 선비정신 때문에, 茶山(다산) 선생 같은 분은 오랜 세월 19년 간이나 기약 없는 귀양살이를 하면서도 나라와 세상을 위해 주옥 같은 수많은 저술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떤 처지에 처하든 참되게 살고자 하는 제 뜻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인생의 道를 즐기는 자세가 아니겠습니까

저는, 이와 같은 교훈들을 거울삼아 동지애로 뭉치는 많은 교수님들의 도움과 충고를 받아 가며 교수협의회의 발전과 학교 발전을 위해 노력하되, 공명정대함을 잃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관점에서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가입 회원 수가 계속 늘고 있는데, 마침내 모든 교수님들께서 기꺼이 교수협의회 회원이 되시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조속한 시일 내에 교원 임면권이 재단 이사장님으로부터 총장님께로 되돌려지게 함으로써 모든 교수님들의 한결같은 뜻이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하여 학교 당국이나 재단과 교수협의회가 조금도 적대관계가 되는 일이 없이 적극적인 협력관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혹시라도 상호 적대관계가 형성된다면, 그것은 서로가 옳지 못하거나 적어도 어느 한 쪽이 옳지 못한 경우일 것이기에, 그 모두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저는 교수협의회를 전체 회원 여러분과 아울러 부회장님 세 분 그리고 기획운영 위원회, 교육행정 연구 위원회, 장학복지 연구 위원회, 법률제도 연구 위원회, 섭외홍보 위원회 등 몇몇 위원회의 위원장님과 위원 약간 명, 평의원님 20 여 명을 모시고서 끊임없이 서로 연구하시도록 하면서 일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부회장 세 분으로는 손호철 교수님, 남성일 교수님, 서정연 교수님을 모시기로 하였습니다. 각 위원회의 임원 몇몇 분들은 이미 위촉을 받아 주시고 협력해 주시는 단계이나, 아직 위촉이 완료되지 못한 분야도 있습니다. 역대 회장님과 부회장님들은 당연직 고문으로 모시고서 자문을 받겠습니다.

전임 회장부회장총무님 등 여러 분께서 헌신적으로 봉사해 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 드립니다. 저는 이제, 거룩한 교육 이념으로 출발하여 발전을 거듭해 온 우리 서강대학교가 더욱 더 발전하고 또한 교수협의회가 학교 발전에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분들께서 깊은 관심과 협력을 아끼시지 않을 것을 간절히 바라 마지 않습니다.
감사합니다.

  2002. 12. 23.

서강대학교 교수협의회장 정 요 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