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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우리는 요구한다 서강대 민주동오회

                  박홍 전 총장은 사과하라!
2015년 5월 14일 대법원에서 강기훈 유서대필사건에 대한 재심이 열렸다. 법원은 자살 방조 혐의 및 유서 대필에 관해 강기훈에게 무죄를 확정했다. 무려 24년만에 뒤집힌 판결이었다. 사람들은 이 사건을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이라고 말한다. 역사는 저절로 나아가진 않는다. 군사 정권 시절 발생한 국가의 폭력이 수십여 년이 지나 하나둘 재심을 통해 진실을 밝히는 데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죽음과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던가?
1987년이 그랬고, 1991년이 그랬다. 87년 6월항쟁은 6.29 선언을 불러일으켰고 절반의 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곧이어 집권한 노태우 정권은 전두환 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가 잇따랐지만 군부 정권은 공안 통치로 억눌렀다. 1991년 노태우정부 집권 후반기에 이르러 전국 도심과 거리는 다시 시민들의 저항으로 타올랐다. 마치 6월항쟁이 재연되는 듯했다. 소중한 생명들의 분신이 뒤를 이었다. 유가협은 죽음의 행렬를 막으려 온 힘을 기울였고, 급기야 5월 4일 ‘국민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성명서를 내기에 이르렀다.
“죽을 일이 있으면 우리들이 대신 죽겠다. 목숨을 아끼지 않는 젊은이들의 순수한 열정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새날이 올 때까지 살아서 싸우는 것만이 진정한 투쟁의 길이다.” 성명서를 발표한 지 나흘이 지난 5월 8일 서강대 본관 5층 옥상에서 김기설(전민련 사회부장)이 분신 사망했다.
그 날, 텔레비전 화면에서 눈에 익은 얼굴이 등장했다. 우리의 모교 서강대의 박홍 총장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난데없이 성경책을 들고 그 위에 손을 올렸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죽음을 선동하는 어둠의 세력이 있다.” 누군가 배후에서 김기설을 조종해 사망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기자회견이 91년 5월항쟁의 반환점이었다. 그 후 언론은 박홍 총장의 주장을 대서특필하며 여론몰이에 몰두했다. 그리고 검찰은 유서 대필자로 강기훈(전민련 총무부장)을 지목했다. 국민들은 충격을 받았고 전민련 활동가들은 수배를 받아 쫒기기 시작했고 항쟁의 물결은 서서히 사그러졌다.
우리는 알고 있었다. 정부에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있지도 않은 ‘어둠의 세력’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법원은 92년 7월 24일 강기훈에게 유죄를 선고했고, 그는 94년 8월 17일 만기 출소했다. 진실이 밝혀지는 데는 너무도 긴 세월이 흘러야 했다. 대법원에서 진실이 밝혀지기까지 강기훈은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 했고, 친구의 유서를 대신 써준 파렴치범이 되었고, 남은 인생을 송두리째 잃었다. 그는 현재 간암에 걸려 병마와 싸우고 있다. 그의 잃어버린 청춘을 무엇으로 보상할 수 있단 말인가! 강기훈의 무죄가 확정됐지만 이 사건을 주도하고 관여한 어떤 인물도 그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이는 없었다.
박홍 총장은 당시 “운동권이 조직적으로 분신을 사주하고 있다”고 했고, 서강대 총무처장 윤여덕은 “이번 변사사건은 우연한 자살행위가 아니라 사전에 일사불란한 계획을 수립하여 여러 사람이 합동하여 저지른 엄청난 것으로 판단됩니다.”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몸을 불태우는 일을 누군가 사주한다는 말이 교육자이자 종교인으로서 가능할 수 있을까? 십계명에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라"는 계율이 있음을 그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박홍 전 총장과 서강대에 ‘우리는 요구한다’. 박홍 전 총장의 주장은 거짓말임이 드러났다. 이 거짓말은 역사와 국민 앞에 저지른 거짓말이다. 국민들의 민주주의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고 역사를 후퇴시킨 거짓말이다. 더 늦기 전에 거짓을 참회하고 국민들에게 사과하라. 이것만이 서강대 동문들과 재학생들의 불명예를 씻고 역사를 바로세울 유일한 길이다.
                                      2015. 9. 21    
                                서강대학교 민주동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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